신장은 우리 몸의 신진대사과정 중 생겨난 노폐물을 여과하고 소변을 통해 배설하여 혈액을 맑게 해주고 수분과 전해질의 균형을 유지시켜 주는 역할을 하는데, 콩팥의 합병증은 혈관이 실타래처럼 뭉쳐 있는 사구체를 중심으로 하여 생기게 됩니다. 당뇨병성 신병증은 당뇨병 환자의 사망률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로 당뇨병의 이환기간이 길수록 빈도가 증가합니다.
말기신부전 환자의 원인 가운데 당뇨병으로 인한 경우가 가장 흔하며 미국의 경우는 투석을 받아야 하는 말기신부전증환자 약 30%가, 국내의 경우는 약 25% 정도가 당뇨병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근래에 와서 여러 가지 투석 방법이나 신장 이식을 통해 사망률이 다소 줄어들기는 했으나 말기신부전증이 당뇨병에 의한 경우에는 5년 생존율이 20% 정도에 그치고 있습니다.
당뇨병에 의한 신병증은 초기에 아무런 증상이 없는 시기에서부터 말기신부전증까지 몇 단계로 나누어 서서히 진행됩니다. 제1기는 사구체 여과율이 증가하고 신장이 커지는 시기이며, 제2기는 사구체 여과율의 꾸준한 증가와 함께 사구체나 주위 조직이 두꺼워지는 등 조직학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로 환자마다 다소의 차이는 있으나 대략 당뇨병을 앓기 시작한 지 10년에서 15년 정도가 지난 후에 생깁니다. 이후 제3기는 초기당뇨병성 신병증으로 단백질이 소변으로 빠져나가는 미세단백뇨 또는 미세알부민뇨가 나타나는 시기로 당뇨병의 이환기간이 약 15년 정도의 시간이 지난 후에 생깁니다.
미세단백뇨란 24시간 동안 모은 소변의 단백질 양을 쟀을 때, 알부민이 25 내지 250mg 정도 검출되는 것을 말하며 이 시기까지도 특별한 임상적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간과하기 쉬우나 일단 미세단백뇨가 나오게 되면 혈당조절을 잘하더라도 신병증의 진행을 막을 수는 없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제4기는 단백뇨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비로소 신병증의 증상이 나타나는 임상적 당뇨병성 신병증의 시기로 사구체 여과율(주: 혈액내에 생긴 물질이 걸러지기 위해 사구체를 통과하는 속도)은 점차 감소하고 부종, 고혈압이 나타나며 이어서 요독증(주: 혈액내에 요소라는 물질이 소변으로 못 나가고 쌓이는 것)이 점점 심해지고 결국에는 말기신부전증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말기신부전증이 생기면 몸이 붓고 소변량이 감소하며, 식욕부진, 오심, 구토, 고혈압, 빈혈,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생기며 심부전, 심근경색증, 뇌혈관질환 등의 대혈관질환 등이 생겨 이것이 직접적인 사망원인으로도 작용합니다. 당뇨병성 신병증의 초기에는 가역적(주 : 회복이 가능한 상태)이지만, 일단 임상적으로 당뇨병성 신병증으로 이행되면 혈당조절을 엄격히 해도 신기능이 악화되는 것을 완전히 차단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혈당조절과 동시에 고혈압 치료와 단백질섭취 제한으로 신기능 저하의 속도를 지연시킬 수 있으므로 정기적인 검사와 적극적인 혈당조절에 의한 사전대책이 매우 중요하며 일반적으로 신병증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알려진 고혈압, 고단백식 등의 적극적인 교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혈압은 135/85mmHg 정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고 저단백식은 사구체 여과율의 감소를 더디게 해주며 단백뇨를 감소시켜 줍니다. 따라서 학자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미세단백뇨가 있을 때부터는 단백질을 제한하여 하루에 체중 1kg당 0.6~0.8g 정도의 단백질을 섭취하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양상태가 매우 나쁠 때는 어느 정도의 콩팥기능 저하가 있더라도 너무 단백질 섭취를 제한해서도 안되므로 주의를 요합니다. 동물성 단백질보다는 식물성 단백질이 사구체 여과율의 감소를 더디게 해 주므로 단백질을 섭취할 때는 동물성 단백질보다는 식물성 단백질을 더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최소 1년에 한 번 정도는 미세단백뇨를 비롯한 여러 검사를 하고 말기신부전증의 지표가 되는 혈청 크레아티닌이나 혈중 요소질소 등의 수치가 상승될 때는 필히 전문의와 상의하여 말기신부전에 대한 치료 방법과 적절한 시기 등을 선택해야 합니다. 기타 당뇨병 환자 등에게는 여러 가지의 감염이 콩팥에 생길 수 있는데 이러한 감염증의 빈번한 발생 역시 말기신부전증으로의 진행을 가속화 시키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당뇨병 환자가 특히 여성인 경우 갑작스런 복통이나 요통을 호소하면서 열을 동반하는 경우에는 대장균 등의 박테리아나 캔디다 등의 곰팡이에 의한 요로감염증을 반드시 의심해 봐야 하며 이때에는 적절한 혈당 조절과 함께 항생제를 투여하여 신속히 치료해야 합니다.
또한, 콩팥에 혈액순환이 안되어 저산소증이 유발되고 더 진행이 되는 경우에 콩팥조직에 괴사를 일으키는 괴사성 유두염이 생길 수가 있는데 이때에는 복통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