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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 류마티스 클리닉 > 관절염 상식


  


관절염이란 말 그대로 관절과 관절주위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말합니다. 이러한 관절의 염증은 뼈와 연골을 상하게 할 뿐만 아니라 힘줄과 인대, 그리고 연부조직 등 여러 주변조직에도 영향을 주게 됩니다. 관절염이 시작되면 제일 먼저 관절의 통증과 뻑뻑함이 느껴지고 시간이 지나면서 관절이 붓게 되는데 염증이 심해지면 관절이 뜨거워지거나(발열), 관절 주위의 피부가 빨개지거나(발적), 관절에 물이 차는 현상(관절액 삼출)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또한 관절염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관절의 마디가 튀어나오거나(뼈돌기 형성) 관절의 모양이 변할 수(관절 변형)도 있습니다. 결국 만성화된 관절염에 의해 관절 손상이 지속적으로 진행되면 관절의 기능이 점차 약해지다가 마지막에는 관절로서 작용할 수 없는 시기가 오는데 이것을 관절기능부전(불구)이라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40대 이후에 손이나 무릎, 또는 허리 등에 통증을 겪게 되므로 관절염을 장년층이나 노인들의 질환이라고 생각하지만 어린이나 청소년 또는 20-30대의 청년기에 시작되는 관절질환들도 있어서 사실상 관절염은 연령에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가장 흔한 관절염은 퇴행성관절염과 류마티스관절염이지만 최근 식생활의 변화와 함께 통풍에 의한 관절염이 급격히 늘고 있습니다. 그 밖에도 갑상선질환이나 당뇨 등의 내분비질환도 관절증상을 잘 일으킬 수 있고 감기나 열병, 심한 배탈 설사, 요도염이나 방광염같은 감염성질환 후에도 관절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간염이나 전염성홍반, 풍진과 같은 바이러스성 질환들도 심한 관절염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어린이나 나이 드신 분들이 넘어져서 관절을 다치거나 피부가 손상된 경우, 또는 멸균되지 않은 침으로 관절을 찌르는 경우에는 균이 침투해서 순식간에 고름이 차고 관절을 망가뜨리는 화농성 관절염이 생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인 루퍼스나 쇼그렌증후군, 근육염, 경피증, 혈관염 등과 강직성 척추염을 비롯한 척추관절염들은 대개 주증상이 관절염으로 나타나고 드물게 악성종양(암)의 첫 증상이 관절염으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잠깐 무리한 일을 하다가 생긴 관절의 통증은 며칠 쉬면서 찜질을 하거나 진통소염제를 복용하고 나면 좋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관절의 통증과 뻣뻣함이 1주 이상 계속되는 경우에는 되도록 가까운 동네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보아야 합니다. 많은 경우에 이러한 조치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충분한 휴식과 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과 뻣뻣함이 한달 이상 지속되거나, 초기부터 관절이 붓고 물이 차는 경우에는 만성 염증성 관절염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바로 전문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지난 10여 년간 여러 연구를 통해 류마티스 관절염 같은 만성 관절염은 초기에 진단하여 적극적으로 치료를 시작해야만 쾌유(완해)하는 확률도 높이고 관절의 손상을 줄여서 장기적으로 관절 기능을 보존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하지만 너무 오랫동안 통증을 참고 지내서 관절이 망가져버린 후에는 발달된 현대의학의 치료로도 관절을 원래대로 돌이키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4~5주 이내에 사라지지 않는 관절의 통증이 있다면 기다리지 말고 서둘러 전문의료기관을 찾아 상담을 해보아야 합니다.

  

현재 알려진 관절염의 종류는 대단히 많아서 200여 가지가 넘습니다. 이렇게 많은 관절염의 특징을 하나하나 기억하기는 곤란하기 때문에 관절염을 몇 가지 기준에 의해 나누어 생각하는 것이 편리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분류는 대략적인 경향에 따른 구분일 뿐 실제에 있어서는 이런 패턴을 따르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으므로 판단에 유의해야 합니다.


(1) 급성과 만성 관절염
관절염이 진행되는 시간에 따라 짧은 시간에 급속히 진행하는 경우 ‘급성 관절염’이라 하는데 대개 통풍이나 화농성 관절염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서서히 진행하면서 6개월 이상 지속하는 관절염은 ‘만성 관절염’이라 하는데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퇴행성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관절염이 생겼다 호전되기를 반복하는 경우는 ‘간헐성 관절염’이라고 합니다. 통풍이나 유사통풍, 베체트씨 병 등이 이런 경과를 보일 수 있습니다.


(2) 염증성과 비염증성 관절염
관절 염증의 유무에 따라 관절에 염증이 심해서 붓고 뜨겁게 되는 경우는 ‘염증성 관절염’, 염증이 심하지 않은 경우는 ‘비염증성 관절염’이라 합니다. 통풍, 화농성 관절염, 류마티스 관절염의 경우는 대표적인 염증성 관절염 들이고 당뇨, 갑상성 질환에 의한 관절염, 초기 퇴행성 관절염, 골괴사증 등의 경우에는 비염증성 경과를 취합니다.


(3) 단발성과 다발성 관절염
침범한 관절의 수에 따라 한 군데만 침범한 경우는 ‘단발성 관절염’, 네 군데 이상을 침범하는 경우 ‘다발성 관절염’, 그리고 두세 군데 정도 아픈 관절염을 ‘희발성 (또는 소수관절형) 관절염’이라고 합니다. 대표적인 단발성 관절염은 화농성 관절염이며 통풍도 한 관절만 침범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다발성 관절염에는 류마티스 관절염, 퇴행성 관절염, 루퍼스 등의 결체조직 질환 등이 있으며 소수관절형 관절염에는 반응성 관절염 같은 척추관절병증들과 임균성 관절염 등이 있습니다. 또한 처음에는 한두 관절에서 시작하여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여러 관절을 침범하는 형태를 ‘부가형 관절염’이라고 하고 아픈 곳이 여기저기 옮겨다니는 경우는 ‘이동성 관절염’이라 하는데 통풍이나 류마티스 관절염, 루퍼스 등은 부가형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종종 있고 임균성 관절염이나 류마티스 열, 그리고 심내막염에 의한 관절염 등은 이동성 경과를 취할 수 있습니다.


(4) 대칭성과 비대칭성 관절염
관절염에 따라서 침범하는 부위나 양상이 다른데 양쪽에 대칭적으로 오거나 때로는 비대칭적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루퍼스 같은 질환들은 대표적인 ‘대칭성 관절염’이고 화농성 관절염이나 통풍, 척추관절병증(강직성 척추염, 반응성 관절염, 건선성 관절염 등)들은 ‘비대칭성 관절염’의 형태로 잘 나타납니다.


(5) 중추관절 또는 말초관절염
‘중추관절’이란 목과 몸통에 걸쳐 있는 중심 관절들로서 척추를 비롯하여 천장관절 및 치골관절, 그리고 가슴을 이루는 관절들을 말합니다. ‘말초 관절’이란 중추관절을 제외한 사지의 관절들을 가리키며 손가락, 손목, 팔꿈치, 무릎, 발목, 발가락 등의 관절을 말합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대표적인 말초 관절염으로서 주로 손과 손목, 발 등을 침범하고 목을 제외한 척추나 가슴 등에는 잘 오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간염이나 파보 바이러스에 의한 관절염, 퇴행성 관절염 등도 주로 말초의 관절을 침범합니다. 척추를 비롯한 중추 관절을 잘 침범하는 관절염에는 강직성 척추염, 반응성 관절염, 장병성 관절염 등의 척추관절병증 들이 있습니다.


(5) 국소 또는 전신 질환
관절을 침범하는 질환들 중에는 단지 일부의 관절과 주변조직에만 문제를 일으키는 ‘국소적인 질환’도 있고 관절뿐 아니라 전신의 여러 기관을 침범하는 ‘전신성 질환’도 있습니다. 국소 질환들은 손이나 발 또는 신체의 일부분에 국한된 통증이나 뻣뻣함, 또는 운동 장애를 일으키는 경우로서 주로 연부조직(인대나 힘줄, 근육)이나 신경의 문제들이 대부분입니다. 전신성 류마티스 질환들에는 류마티스 관절염, 루퍼스, 경피증, 강직성 척추염 같은 다양한 면역 질환/만성 염증성 질환들이 포함됩니다.

  

1776년 영국의 윌리엄 컬런이라는 의사가 최초로 관절염을 류마티즘과 통풍의 2가지로 분류하기 전까지 유럽에서는 관절이 아프고 뻣뻣한 질병은 모두 그냥 “관절염”이었습니다. 그 이후 19세기까지도 관절염의 분류는 계속 그의 기준을 따르다가 1905년에야 비로소 퇴행성 관절염과 류마티스 관절염이 구분되기 시작했고 이후 감별되는 관절염의 종류가 꾸준히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20세기에 들어와서야 여러 가지 관절염을 구별할 수 있게 된 이유는 각 질병의 관절 증상들이 아주 비슷하고 또한 전신 증상들도 너무 다양해서 자세한 감별이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지난 100여년 간 의학의 발달과 더불어 관절염의 종류는 200여 가지로 늘어났고 현재도 새로운 질환이 계속 발견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혼동스러운 관절질환을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체계적인 접근방법이 필요합니다. 일단 관절염이 어느 큰 갈래에 속하는지 알기 위해 어떤 증상이, 어떤 관절들에서,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떤 패턴으로 진행되었는지, 그리고 연관된 다른 특별한 증상들은 없는지 등을 증상의 발생순서에 따라 자세히 알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음으로 증상이 있는 관절부위를 검진하여 통증이나 염증의 심한 정도, 부종 및 변형 여부, 관절의 기능 정도, 피부의 변화, 특별한 동작시 통증의 변화 등을 다양한 방법으로 알아보아야 합니다. 이런 면담과 검진 소견으로 가능성이 높은 질환들을 추정한 다음 진단을 확정하거나 비슷한 질병들을 감별하기 위해 다양한 혈액검사, 방사선 촬영, 적외선촬영, 초음파 검사 등을 해야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관절액을 뽑아서 활액분석을 하거나, 신경 및 혈관검사, 또는 MRI 검사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질병은 이런 검사들로 진단되지만, 증상이 애매하거나 검사 결과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 또는 희귀질환 등의 경우에는 추가 정밀검사 또는 조직검사 등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모든 질병이 이런 검사에서 어떤 특별한 소견을 보이는 것은 아니고 온갖 검사가 다 정상으로 나오는 질병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초기 관절염, 섬유근육통이나 근막통증증후군, 또는 아직까지 특별한 진단방법이 없는 질환 등) 이런 때에는 현재의 증상과 검진소견만으로 질병을 판단해야 하므로 의사의 지식과 경험이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일단 질병이 진단되고 치료가 시작되면 약물치료를 언제까지 받아야 할지 궁금해서 질문하게 되는데 여기에 대한 대답은 한마디로 “질병의 종류와 상태에 따라, 그리고 사람에 따라 모두 다르다”는 것입니다.


관절에 통증과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은 많은 종류가 있는데 그 중에서 며칠간 육체적으로 무리해서 생긴 관절의 통증은 대부분 힘줄이나 인대의 가벼운 손상에 의한 것들이고 이러한 문제들은 활동을 줄이고 편히 쉬는 것만으로도 좋아질 수 있습니다. 또한, 심하지 않은 염좌나 연부조직의 염증도 1~2주간의 약물치료와 물리치료로 호전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본격적인 관절의 통증과 염증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거나 1달 이상 계속되는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러한 만성 관절염들 중 류마티스 관절염의 예를 들어보면, 약 10%의 사람들은 몇 주 또는 몇 달간 아프다가 저절로 좋아지기도 하고, 발병 후 3개월 이내에 최신 전문치료를 받기 시작한 사람들은 약 30~50% 이상에서 발병과정이 중단되어 약을 끊고 상당기간 잘 지내기도 합니다(완해상태). 그러나 발병이 시작된 후 1년이 지나 회복할 수 없는 관절의 손상이 일어난 이후에는 대부분 치료를 중단하기 어렵고 일생 동안 지속적인 염증과 통증의 조절이 필요하게 됩니다. 이러한 경향은 퇴행성 관절염이나 강직성 척추염, 또는 통풍과 같은 다른 관절염들에서도 마찬가지여서 초기에 전문의료기관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빨리 치료하기 시작할수록 예후가 좋다는 것이 근래 많은 연구를 통해서 밝혀지고 있습니다. 또한, 동일한 질병에 동일한 처방이라 해도 반응은 사람마다 다른데 이는 약이 잘 듣고 안 듣고의 차이도 있고, 약의 소화, 흡수, 대사 및 배출 과정도 개인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치료 효과의 차이는 유전자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관절염과 같은 만성 질병에 대해 "이 질병은 약을 한 달만 먹으면 낫는다, 또는 일년 동안 먹어야 한다."는 식의 일률적인 이야기를 하기는 어렵고, 대부분 치료에 대한 반응을 지켜보면서 치료기간을 판단하게 됩니다. 처음 시작한 약이 잘 맞으면 같은 처방을 계속하고, 잘 듣지 않으면 다른 약을 시도하든지 새로운 약을 추가하면서 만족스러운 상태에 도달할 때까지 처방을 계속 조정해야 합니다. 증상이 좋아지면 약의 용량과 종류를 점차 줄여나가게 되는데 사람에 따라서는 약을 완전히 끊고 나서 잘 지내는 사람이 있는 반면, 약을 끊으면 다시 증상이 재발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환자와 의사는 매번 진료 때마다 병의 상태에 대해 다시 상의하고 치료를 재조정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연속적인 조정의 과정이 바로 관절염과 같은 만성 질환 진료의 본질입니다.

  
1940년대에 페니실린이 개발되기 이전, 폐렴은 사망률이 약 40%에 이르는 무서운 질병이었습니다. 치료에 쓰이는 항생제인 페니실린은 여러 가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는데 대표적으로 약 10%의 사람들이 두드러기 등의 알러지 반응을 보일 수 있고,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심한 알러지성 쇼크 현상도 약 0.01%(1만 명 중 1명)에서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폐렴에 걸린 어떤 사람이 "나는 쇼크로 사망하고 싶지 않으니 페니실린 주사는 맞지 않겠습니다." 하면서 치료를 사양하고 자신의 생명을 운에 맡긴다면 이것을 합리적인 생각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치료를 받지 않으면 10명 중 4명이 사망하는데 1만분의 1 정도의 부작용 가능성이 무서워 치료를 회피한다면 이것을 결코 현명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겁니다.

평생 앓지 않고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는 것은 모든 사람의 꿈이지만, 우리가 살아가다 보면 불의의 사고를 당하거나 질병에 걸려서 치료를 받아야만 하는 때가 오게 됩니다. 하지만 진단을 위한 검사나 치료를 위한 약물투여, 그리고 수술을 포함한 모든 의료행위는 기본적으로 위험을 동반하게 되는데 아직까지 인류가 이룩해 온 의술이 완벽한 것은 아니므로 이 세상에 100% 좋은 효과만 있고 부작용이나 합병증의 가능성은 전혀 없는 치료방법은 없습니다. 따라서 병원에서 진료를 받을 때는 질병의 치료라고 하는 큰 목표를 위해 그러한 작은 위험들을 감수하겠다는, 그리고 불가피하게 문제가 나타나는 때는 담당의사의 최선의 조치를 기대하겠다는 기본적인 동의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현대의 모든 약물들은 개발 단계에서 엄격한 과학적 방법에 따라 평가되는데, 치료제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치료에 의한 이득이 위험에 비해 현저히 커야 하고 윤리적으로도 높은 기준에 맞아야 합니다. 이러한 기준을 모두 통과하는 치료제는 약 2000가지 후보물질 중 하나일 정도로 드물고, 모든 검증을 거쳐 승인되기 까지는 평균 10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게 됩니다. 현재 의사들에 의해 처방 또는 시술되고 있는 관절염 치료제들은 대부분 이렇게 어려운 과정을 통해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된 약물들이고 고도의 윤리적, 과학적 기준에 의해 장기적으로 추적, 관리되고 있으므로 규정된 용법을 잘 지켜서 쓴다면 별다른 걱정 없이 장기 복용해도 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약을 오랫동안 먹어도 "아무" 문제가 없겠느냐고 묻는 환자분들이 있는데 이것은 어떤 일로 미국에 꼭 가야 하는 사람이 비행기 탑승구 앞에서 "이 비행기는 오래 타도 절대 추락할 염려가 없나요?"하고 묻는 것과 같습니다. 이 세상에 절대로 사고가 나지 않는 비행기가 없듯이 부작용의 가능성이 전혀 없는 약 또한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비행기를 탈 때 매번 사고 가능성에 대해 묻지 않는 이유는 항공기 사고율이 매우 낮아서 대부분 무사히 도착할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국제 민간항공 운송협회에서 발표한 2010년 민간 항공기 사고율을 보면 160만 편당 1건 정도 발생했고 그중에 약 40%가 치명적인 사고였다고 합니다. 이 정도의 확률을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은 결국 원하는 곳에 갈 수 없겠지요.


흔히 관절염약을 먹으면 얼굴이나 손발이 붓는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관절염의 종류가 다양하듯 관절염 치료약물도 종류가 많으며 이중에는 붓는 약보다 붓지 않는 약이 더 많습니다. 또한, 질병의 종류와 상황에 따라 적절한 약물의 배합으로 붓지 않는 처방을 할 수 있고 전문 류마티스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대부분의 관절염 환자분들은 이러한 약들을 복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처방으로 증상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는 붓는 작용이 있더라도 효과가 좋은 약을 써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이러한 약들은 대개 스테로이드제나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들인데 이런 약들을 먹고 몸이 붓는 이유는 이 약들이 수분의 체외 배출을 줄여 물이 몸안에 저장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체중이 조금 늘고 얼굴이 약간 붓는다고 해도 미관상의 문제 외에 실제로 건강에 별다른 지장은 없습니다.

대부분 환자분들이 관절약을 먹고 붓는 것에 대해 걱정하는 이유는 혹시 콩팥이나 다른 장기에 무리가 가서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약을 먹고 붓는 이유가 약물의 생리적 작용에 의한 것이고 대부분 특별한 장기의 이상과는 무관하며 약한 이뇨제를 반알이나 한알 정도 복용하여 수분의 배출을 도와줌으로써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므로 붓는 것에 대해 그다지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나 이와는 별개로 손가락이 푹푹 들어갈 정도로 심한 부종이 있거나 다른 동반증상, 즉 가슴이 아프거나 숨가쁜 증상, 고르지 않은 호흡, 심하게 두근거리는 가슴, 혈뇨나 단백뇨 등이 보이는 경우에는 약과 무관한 다른 질병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담당의사와 건강 전반에 대하여 자세한 상의를 해보아야 합니다.
  
이런 질문을 하는 분들은 대부분 "진통제를 오래 먹으면 자꾸 내성이 생겨서 약 용량을 점점 늘려야 하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쓰지 않아야 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일반적으로 진통제라고 부르는 약물들에는 세 가지 부류의 약들이 있는데, 교통사고와 같이 극심한 통증이 있는 상태에서 쓰는 마약성 진통제가 있고, 소염작용은 없이 두통이나 생리통 등의 통증만 조절하는 타이레놀 같은 순수진통제, 그리고 염증을 줄임으로써 통증을 줄이는 (스테로이드 및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 등이 있습니다. 이 중에서 내성이 생길 수 있는 약물은 마약성 진통제 뿐인데, 사실 이런 마약성 진통제들은 말기암, 교통사고, 신경 손상 등 통증이 극심한 통증에만 제한적으로 쓰고 관절염의 치료에 쓰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관절염의 치료에 쓰이는 진통제들은 대부분 순수진통제나 소염진통제 들로서, 특히 관절염처럼 염증 때문에 생기는 고통을 줄이는 데는 염증과 통증을 동시에 조절하는 소염진통제들이 적격입니다. 그리고 현재까지 관절염의 통증을 이보다 더 잘 조절하는 다른 약은 없고 이 약물들은 오래 복용해도 내성이 생기지 않습니다.


또한 진통제를 많이 먹으면 인이 박혀서 몸에 안 좋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대부분의 소염진통제들은 흡수되고 나서 4~6시간 동안 혈액을 돌며 주어진 일을 하고 나면 간이나 신장에서 분해된 후 밖으로 배출되어 버리므로 일정시간이 지나면 더 이상 작용할 수도 없고 체내에 축적되지도 않습니다. 따라서 관절염약을 복용할 때 내성이 생긴다든가 인이 박힌다든가 하는 생각은 오해로부터 기인하는, 아무 근거가 없는 우려입니다.


               

먼저 알아야 할 것은 관절염 치료약들은 종류가 아주 많은데 그 대부분은 위장에 부담을 주지 않는 약들이고 속을 불편하게 할 수 있는 약은 일부의 소염진통제 들이라는 것 입니다. 소염진통제 들은 몸의 여러 곳에 생기는 염증에 작용하여 염증을 가라앉히는 작용을 합니다. 그러나 이런 작용 외에도 위에 작용하여 위점막을 보호하는 물질(프로스타글랜딘)의 생성을 억제하여 속쓰림을 일으키거나 드물게 궤양(일년 복용시 100명 중 2~3명 정도에서 발생)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이런 문제가 상대적으로 적기는 하지만 처음 약을 쓸 때부터 신중하게 약을 선택하고 위를 보호하는 약제를 같이 쓰거나 아예 위에 부담을 크게 줄인 새로운 소염진통제들을 사용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예방이 가능합니다.

또한 불편한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초기에 위내시경 등의 검사를 함으로써 정확한 원인을 밝히고 잘 대처할 수도 있습니다. 류마티스 전문의사들은 이런 분야에 전문적인 식견을 가지고 있으므로 자세히 상의하면 충분한 도움을 구할 수 있고, 대부분의 전문병원에서는 약이 위장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여러 가지 신중한 고려하에 처방하고 있으므로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나 체질적으로 진통소염제에 민감하거나 위염 때문에 속쓰림이 심한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의사를 찾아 자세한 상의를 해보아야 합니다.

현대 관절염 치료의 3대 목표는 첫째, 염증의 조절, 둘째, 통증의 조절, 그리고 셋째가 질병진행의 억제입니다. (특별한 경우 완쾌하는 수도 있지만 사례가 그다지 흔하지는 않습니다.) 이 중에서 첫 번째와 두 번째의 목표는 대개 소염진통제로 많이 조절하고 세 번째 목표는 질병진행 억제제를 통해 이루어가게 됩니다. 대부분 질병진행 억제제들이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는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리는데 소염진통제를 비롯한 약물들로 먼저 염증과 통증을 조절한 다음 질병진행 억제제들의 효과가 더해졌을 때 가장 효과적인 관절염의 조절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만일 소염진통제를 복용하지 않는다면 오랜 시간 동안 혼자서 고통을 참고 견디겠다는 말이고 그것은 바로 고통뿐 아니라 염증에 의한 관절의 손상도 감내하겠다는 말과 다름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잘 조절되지 않은 염증 때문에 관절의 상태는 악화되고 손상도 더욱 진행됩니다. 결국 시간이 흐르고 나면 오랜 동안 약을 먹지 않고 참은 것에 대한 보상은 아무것도 없고, 남는 것은 고통으로 활동하지 못한 삶의 후회와 관절손상의 진행으로 더욱 심해진 통증 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변에는 유독 치료가 가져다주는 이익은 간단히 무시한 채 아주 적은 부작용의 가능성만을 두려워하며 안전하고 평범한 처방에도 거부감을 갖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것은 약에 대한 정보가 대중과 매체를 통하여 전달되는 과정에서 왜곡, 과장되거나 환자분들이 수많은 정보 중 자극적인 일부분만을 확대해서 기억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의료와 같은 전문영역에 대한 정보들은 자칫하면 판단을 그르쳐서 장기적으로 삶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잘못된 결정을 할 수도 있으므로 동창회나 계에서 만나는 친구들, 그리고 지나가는 동네 사람에게 들은 한두 마디의 말이나 신문, 방송에서 들은 단편적인 정보에 의지하기보다는 반드시 전문가를 찾아 의견을 듣고 신중하게 판단하시기 바랍니다.


일반적으로 약을 복용하는 시간은 약의 흡수와 작용시간, 몸의 생리, 취침시간, 다른 약과의 관계 등을 고려하여 다양하게 결정됩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약의 흡수와 작용만을 기준으로 복용 시간을 크게 나누면 식전, 식후, 그리고 식간의 세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 중에서 대부분의 약들은 식후에 복용하고, 소수의 특별한 약들만 식전이나 식간에 복용하는데 그 특별한 약들이란 음식과 섞이면 소화흡수에 큰 지장을 받는 약물, 또는 당뇨약처럼 식사 후 혈당이 올라가는 시간에 맞추기 위해 미리 작용시간을 조절해야 하는 약물들입니다. 이러한 경우를 제외한 대부분의 약물들은 음식과 같이 복용해도 소화흡수에 별다른 지장이 없으므로 식사 후에 복용하게 되는데 전세계의 모든 표준약전(약물백과사전)들은 이런 약물들을 "식사 중, 또는 식사 후(with meal, or after meal)에 복용"하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식후에 복용하는 약물은 언제 먹는 것이 가장 현명할까요? 우리가 식사하고 나면 음식물이 일단 위에 저장되어 있다가 연동운동에 의해 서서히 장으로 넘어가게 되는데 이렇게 위를 완전히 비우는데 평균적으로 2시간이 걸리게 됩니다. 그러므로 식사 중에 복용하든지, 아니면 식사 후 어느 때 복용하든지 간에 2시간 이내에는 모두 음식물과 섞이게 되고 소화와 흡수율에도 별다른 차이가 없게 됩니다. 결국 약의 효능 면에서 보자면 식사 후 2시간 이내에는 아무 때나 복용해도 큰 차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약은 보통 식후 30분에 먹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문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 시간을 재면서 기다리다 보면 복용시간을 깜박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되면 약이 유효 혈중농도를 유지하지 못하고 불규칙하게 오르내리게 되는데 약 복용을 빠뜨리는 횟수가 많아질수록 치료 효과는 낮아지게 됩니다. 따라서 약 복용을 망각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복용할 약물들을 식탁에 준비해 두었다가 식사가 끝난 뒤 물을 마실 때 같이 먹는 것이 좋습니다.


세계의 어떤 의학문헌에도 식후 복용약을 식사 후 30분에 복용해야 한다는 규칙은 없고 그러한 복용법이 기록된 약전 역시 하나도 없습니다. 현대의 약물들을 만들어낸 미국이나 유럽을 비롯, 대부분의 다른 나라들에서도 약은 모두 식사 직후에 복용하고 있습니다. 사실 식후 30분에 복용하는 우리의 복약 관행은 의학적 근거도 없고, 과학적 합리성이 있지도 않습니다. 우리나라에 이렇게 세계에 유례가 없는 독특한 약 복용문화가 생긴 이유는 아마도 근대의학이 들어오던 시절 일본의사들이 잘못 가르쳐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약은 식전/식간 복용의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식사 후 30분을 기다리지 않고 숟가락을 놓고 물을 마실 때 바로 복용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일단 어떤 관절이든 물이 찬다는 것은 그 관절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대개 무릎에는 윤활유 역할과 쿠션 역할을 담당하기 위해 정상적으로 약 0.1~1cc 정도의 관절활액이 존재합니다. 이러한 관절활액이 1cc가 넘으면 비정상상태를 의미하며 손으로 만져지는 정도의 양이 되었다면 그 관절 안에 상당히 심한 염증과정이 진행되고 있음을 알려주는 신호가 됩니다. 염증성 관절활액에는 단순한 수분 외에도 여러 가지 염증물질과 독성물질, 그리고 연골손상에 의한 노폐물들이 고여있는데 이런 물질들을 방치하면 마치 고인 물이 썩어가면서 주변의 땅까지 망치는 것처럼 염증을 더욱 조장하고 관절손상의 진행을 가속화하게 됩니다. 따라서 심한 관절염증에 의해 물이 많이 차는 경우에는 관절을 보호하기 위해 빨리 물을 빼주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여러 가지 적절한 치료를 해주어야 합니다.

이렇게 올바른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관절에 물이 차는 현상도 줄고 상당기간 활동도 편해지게 됩니다. 그러나 드물게 금방 물이 다시 차는 사람도 있는데 흔히 이런 분들이 주변 사람들에게 관절에서 물을 빼서는 안 된다거나 물을 빼면 더 차오른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봅니다. 이것은 관절에 일반적인 치료로는 조절되지 않는 심한 염증이 있는 상태로서 같은 치료를 반복하는 것은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므로 다른 종류의 주사치료를 하거나 수술을 통해 활막의 염증조직을 제거해야 합니다. 따라서 이런 분들은 관절에서 물을 뺐기 때문에 또 차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관절 염증이 많이 심해서 다른 사람과 달리 자꾸 물이 생긴다는 것을 이해하시고 담당의사 선생님과 다른 치료에 관하여 상의를 해보시기 바랍니다.



약물치료에 잘 듣지 않는 심한 관절염의 경우에는 적절한 주사치료를 사용하여 염증을 조절해야 합니다. 이러한 주사약물들에는 염증을 가라앉히기 위한 스테로이드 주사제, 관절면의 완충과 윤활을 위한 연골보호 주사제, 관절의 염증과정을 변화시켜 증상의 완화를 돕는 프롤로 치료제, 염증 물질들을 직접 무력화시키는 생물학적 제제, 난치성 활막염을 제거하기 위한 방사선 동위원소 주사 등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그런데 진료를 하다 보면 관절의 염증이 아주 심하여 어떤 약물치료에도 잘 듣지 않고 관절 손상이 계속 진행되고 있어서 주사치료를 꼭 받아야 하는데도 관절주사는 "뼈주사"라며 맞지 않겠다고 하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주사치료를 거부하고 기존의 치료만 계속 하기를 고집하는데 만일 주사를 맞지 않고 관절의 상태를 그대로 방치하면 관절의 손상이 계속 진행되어 조기에 관절 기능장애(불구)를 가져오게 됩니다. 흔히 이야기하는 “뼈주사”라는 말은 뼈와 뼈 사이의 공간(관절강)에 주사하는 “스테로이드 관절내 주사”를 민간에서 뼈에 놓는 것으로 오해하여 붙인 이름인데 이렇게 “뼈주사를 맞으면 관절이 망가진다”고 하는 잘못된 속설을 믿고, 관절주사치료를 피하는 경우 오히려 관절의 손상을 방치하게 되어 시간이 흐른 후 큰 후회를 하게 됩니다. 아래의 사진은 심한 관절염의 활막부위에 초음파를 이용하여 스테로이드제를 정밀하게 주사하고 효과를 추적한 사진으로 'A'에서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나타나는 심한 염증이 한 달 후 'B'에서는 거의 사라진 것을 보여줍니다.


“스테로이드 관절주사를 맞으면 관절의 손상이 생길 수 있다”하는 우려는 약 30년 전 발표된 몇 가지 동물실험 결과와 과다한 용량을 장기 투여해서 합병증이 발생했던 몇몇 증례 보고에서 비롯된 이야기인데, 이 때 사용된 실험동물들은 쥐나 토끼와 같은 작은 동물들로서 관절의 생리가 인간과 다를 뿐 아니라 이런 동물들의 작은 관절이 스테로이드에 보이는 반응도 인간의 그것과 같지 않습니다. 이 문제에 대하여 1990년대에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는데 인간의 관절을 대상으로 주사의 효과를 추적해 본 결과 관절염에 대한 여러 가지 좋은 효과가 관찰되었고 과도한 용량으로 너무 자주 맞지 않는 이상 관절의 손상이 촉진되지도 않는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현재 관절 스테로이드주사는 3-4개월에 한번, 일년에 네 번의 범위 내에서는 별다른 걱정 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좋은 치료라는 것이 세계 관절염 전문의사들의 공통적인 의견입니다. 이렇듯 현재 쓰이고 있는 모든 관절염 치료주사들은 효과와 부작용이 과학적으로 검증된 안전한 치료들이고, 전문적으로 시술될 때에는 먹는 약으로 조절되지 않는 관절 염증으로부터 관절을 보호하기 위한 최선의 치료법이라는 점을 이해하시고 전문의사의 판단을 따르는 것이 좋겠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관절염에 특효라고 입증된 음식이나 식품은 아직 아무것도 없습니다. 만일 그런 음식이 있다면 의사들이 약을 줄이고 대신 이런저런 음식으로 이루어진 식단을 하루에 얼마씩 섭취하라고 안내해드리겠지요. 의학자들은 지난 1930년대부터 음식과 관절염의 관계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고 어떤 음식이 관절염의 발병이나 증상의 악화와 관계가 있는지, 또는 어떤 음식이 증상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는지 등에 대해 현재까지 수많은 연구들을 해왔습니다. 어떤 약이나 식품이 관절염에 특별한 효과가 있다고 인정받기 위해서는 실제로 먹고 효과를 측정하는 임상시험을 해야 합니다. 표준적인 시험방법은 실제로 그 제품을 먹는 그룹과 가짜제품을 먹는 그룹을 나누어 일정 기간 복용 후 환자의 주관적 느낌, 의사의 객관적 검진 소견, 혈액검사상 염증수치, 그리고 방사선 소견상 관절 손상의 억제나 지연 효과 등 네 가지 기준 중 한 가지라도 의미있게 차이가 나타난다면 그 제품이 관절염에 효과가 있다고 판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나간 80년 동안 수많은 식품과 음식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이러한 임상시험으로 효과가 입증된 제품은 아직까지 한가지도 없었습니다.

현재까지 세계의 유수한 관절염 연구기관이나 학회에서는 관절염 환자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영양이 결핍되기 쉽고 이러한 영양결핍이 관절염과 뼈의 건강에 해로울 수 있으므로 어떤 한 가지 특별한 음식을 많이 먹기보다는 영양이 풍부한 식품들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환자분들은 비타민, 미네랄과 여러 가지 항산화성분이 많은 과일, 채소 등 식물성 음식과 단백질과 오메가-3 등의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생선, 고기 등의 동물성 음식의 적당한 균형이 잡힌 건강한 식사를 함으로써 다양한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구체적인 실천 방법으로
       - 여러 가지 음식을 골고루 먹는다.
       - 특히 알곡과 과일, 채소를 많이 먹는다.
       - 포화지방산과 콜레스테롤이 많거나 설탕이 많이 들어간 음식/음료는 되도록 줄인다.
       - 과도한 음주를 자제한다.
       - 영양소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할 때에는 종합비타민제를 통해 보충한다.
       - 식사와 체중과의 관계를 고려해 적당한 육체활동, 또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한다.

 등을 지켜서 생활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특별히 언급할 만한 식이보조제로서 생선기름(오메가-3 오일)과 글루코사민 제품들이 있는데, 오메가-3 오일은 일부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생선기름이 류마티스 관절염의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은 오래 전부터 바닷가에 사는 사람들이 산지에 사는 사람들보다 류마티스 관절염이 덜 걸리고 또한 걸려도 덜 아프다는 통계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실제 생선기름(오메가-3 오일)를 정기적으로 복용하면서 류마티스 관절염의 증상이 호전되었다는 환자들이 종종 있기도하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는 사람도 많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생선기름이 관절염에 좋은 효과가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수십 건의 연구가 이루어졌지만 그 중에서 다수의 환자에게 좋은 효과가 있었다는 결론에 이른 연구는 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 유의하게 좋은 효과가 있다는 점을 확인하는데 실패했습니다. 따라서 모든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에게 이런 제품의 복용을 권하는 것은 아직은 근거가 부족한 상태입니다. 이 오메가-3 오일을 이용한 연구 중 어느 정도의 효과를 보였던 용량들은 대부분 하루 EPA/DHA 2.4~3.0그램 정도였는데 이를 캡슐로 환산하면 하루에 오메가-3 오일(생선기름 1그램)로 약 8~10캡슐 정도를 꾸준히 복용해야 하는 용량이며 최소한 약 12주를 복용한 후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이런 종류의 건강식품을 섭취하는 데에는 다른 약물이나 질병과 관련하여 주의할 점이 여러 가지 있으므로 반드시 담당의사와 상의 후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글루코사민은 게나 새우 등 갑각류 껍질의 주성분인 키틴을 가수분해해서 얻어지는 식이보조제로서 관절연골을 구성하는 일부 성분이기도 하기 때문에 섭취시 관절건강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오랜 동안 복용되어 왔습니다. 그 동안 이 물질의 효능을 검증하기 위해 수십 년 동안 수많은 임상시험이 시도되었으나 대부분 작은 규모의 시험이었고 결과도 일정하지 않아서 효과에 대해 오랫동안 갑론을박이 이어지다가 2000년부터 5년간 미국 국립보건원(NIH) 주도로 대규모 임상시험이 실시되었습니다.(GAIT 연구) 2006년에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된 결과를 보면 글루코사민이나 글루코사민/콘드로이틴 복합제품 모두 위약에 비해 일반적으로 통증이나 관절기능개선의 면에서 유의할만한 효과를 보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다만 중등도 이상의 심한 관절통증이 있는 그룹에서는 글루코사민/콘드로이틴 복합제품의 효능이 통계적으로 유의할 만한 결과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전체 환자 중 중등도 이상의 증상을 가진 환자수가 비교적 적었고 이를 다시 여러 가지 시험그룹으로 세분하다 보니 시험그룹의 규모가 작아져서 확실하게 효능을 입증하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결국 5년이라는 장기간에 걸쳐 시행된 연구에서 그 그룹에 대한 결론은 유보된 채 시험이 종료되었습니다. 그런데 2007년에 유럽에서 다른 제형의 글루코사민 제제를 복용방법을 달리해서 시행한 대규모 임상시험(GUIDE 연구)에서는 글루코사민이 다른 위약에 비해 퇴행성 관절염의 증상에 유의할만한 개선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이 두 가지 대규모 연구의 결론이 일치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전문의사들간에 여러 의견이 갈리고 있으므로 글루코사민 제품을 복용해보고자 하는 분들은 담당의사와 자세한 상담을 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 밖에 많은 음식이나 식품들이 관절염에 좋다고 홍보되고 있는데 대부분 실험을 통해서 별다른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거나, 일부의 경우(예: 홍화씨)에는 아예 과학적 연구가 되어있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관절에 좋다고 해서 오랫동안 애용되던 전통식품이 오히려 관절건강에 해로운 경우(예; 사골국물)도 있으므로 현재로서는 검증되지 않은 음식이나 건강식품의 효능을 믿기보다는 체중을 알맞게 유지하면서 영양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관절염 환자의 음식에 대한 가장 현명한 접근이 될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