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의 아버지라고 불리우는 '히포크라테스'를 비롯한 기원전의 그리스 의사들은 인간의 몸에 있는 액체들이 머리에서 만들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뇌에서 생산된 “카타로스(catarrhos)”라고 하는 액체가 몸을 타고 흘러내려 여러 가지 체액들을 만든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질병이 있는 곳에는 이 액체가 고이거나 흘러나오는데 콧물이나 고름, 설사, 여성의 냉증, 관절이 붓고 아픈 것 등이 바로 그 증거라고 하였습니다. 이러한 생각들은 4체액설(점액, 혈액, 황담즙, 흑담즙)과 4기질설(점액질, 다혈질, 담즙질, 우울질)로 이어지며 중세시대까지도 서양의학의 중요한 기본 개념을 이루고 있었습니다. 기원 2세기경 로마에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의 주치의였던 ‘갈렌’이라는 뛰어난 의사가 있었는데, 그는 오랜 세월 동안 관찰을 통해 코와 입에서 콧물이나 가래가 흘러나오면 관절염이 잘 생기는 것을 발견하고 이러한 점액들이 관절의 염증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점액의 흐름을 “류마티스모스(rheumatismos)”라고 불렀습니다. 실제로 루퍼스, 류마티스 관절염 같은 자가면역질환이나 바이러스성 관절염들이 종종 감기 증상 후에 발생하고, 목이 아프고 열이 나는 인후염을 앓은 후 류마티스 열 같은 관절합병증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런 현상을 예리하게 파악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히포크라테스와 갈렌은 서양에서 역사상 가장 위대한 두 명의 의사로 추앙받는 인물들로서 의학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하였습니다.
류마티즘이란 말은 16세기 프랑스 루이 14세의 주치의였던 '기욤 드 바이유'라는 의사가 근골격계의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 불명의 전신 질환에 붙여준 이름으로 류마티스모스에서 따서 만들었습니다. 현대에는 많은 관절 질환의 원인들이 밝혀지고 구체적인 병명이 자리를 잡게 되어 류마티즘이란 말이 더 이상 어떤 특별한 질환을 가리키지는 않기 때문에 포괄적인 의미나 역사적인 용도 외에는 잘 쓰이지 않는 단어가 되었습니다. 기욤 드 바이유 이후 유럽에서는 ‘류마티(rheumati-)’라는 어간을 써서 관절이 붓고 아픈 것을 가리키는 여러 가지 의학 용어들이 만들어졌는데 현재 우리말에는 이러한 개념을 간단하게 표현할 단어가 없으므로 근골격계나 연부조직의 문제, 그리고 자가면역성 전신 질환들과 관련한 문제를 표현할 때 류마티스라는 말을 차용해서 쓰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류마티스 관절염, 류마티스 질환, 류마티스 내과, 류마티스 열 등이 그렇게 만들어진 용어들입니다. 이 중에서 ‘류마티스 관절염’은 면역의 이상 때문에 관절과 여러 기관에 염증을 일으키는 특별한 한 가지 병의 이름이라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류마치스란 류마티스의 일본식 표기입니다. "t(티)"의 영어발음이 잘 안 되는 일본인들은 “류마치” 또는 “류마치스”로 표현하는데 우리의 표기가 아니므로 되도록 쓰지 말아야겠습니다.
류마티스 내과는 인체의 여러 장기 중 주로 근골격계 및 연부조직의 질환을 연구하고 치료하는 내과의 한 분야입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근골격 내과", 또는 "골관절/연부조직 내과"라고 설명할 수 있겠습니다. 내과에서 근골격계도 보느냐고 질문하는 분들도 있는데 내과는 몸의 모든 부분을 대상으로 연구하고 치료하는 의학의 가장 큰 줄기로서 사실상 현대의학의 모든 분야는 역사적으로 질병의 연구와 진료를 담당하는 내과학(Medicine)과 수술을 담당하는 외과학(Surgery)의 두 갈래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내과학 교과서를 영어로 "Textbook of Medicine"이라고 하는데 이는 "의학의 교과서"라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현대에 와서 피부과와 소아과, 안과, 이비인후과, 그리고 정신과 등이 내과로부터 분리되었지만 아직도 내과는 인체 대부분의 주요장기에 대한 연구와 진료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내과에서 다루는 분야를 장기별로 정리해보면, 심장/혈관을 다루는 심장내과, 위와 장, 그리고 간과 췌장 등을 다루는 소화기내과, 폐와 기관지, 기도 등을 다루는 호흡기내과, 콩팥과 방광을 비롯한 요로계통을 다루는 신장내과, 뇌하수체, 갑상선, 부신 등의 내분비질환과 당뇨 등의 대사질환을 다루는 내분비내과, 각종 혈액질환과 암을 다루는 혈액종양내과, 세균, 곰팡이, 바이러스 등 여러 가지 미생물 감염을 다루는 감염내과, 근골격계, 연부조직, 자가면역질환 등을 다루는 류마티스내과, 알러지와 면역질환을 다루는 알레르기내과, 뇌와 신경질환을 다루는 신경내과, 성인이 되기 전 청소년기의 건강문제를 다루는 청소년내과, 65세 이상 노년기의 건강문제를 다루는 노인내과 등 많은 분야가 있습니다. 이 중에서 청소년내과와 노인내과는 여러 가지 이유로 아직 국내에 개설되지 않았습니다.
외과에서 다루는 분야도 장기별로 정리해보면 복강내 장기와 직장/항문, 갑상선, 유방, 혈관 등의 수술을 담당하는 일반외과, 심장과 폐 등 흉곽내 장기에 대한 수술을 담당하는 흉부외과, 뇌와 척수신경의 수술을 담당하는 신경외과, 근골격계의 수술을 담당하는 정형외과, 손상된 조직이나 선천성 기형의 재건을 담당하는 성형외과, 그리고 비뇨생식기의 수술을 담당하는 비뇨기과가 있고 그 외에 눈과 귀/코/입/인후의 내과적 진료와 수술을 모두 담당하는 안과와 이비인후과, 그리고 여성의 생식기능과 출산을 담당하는 산부인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다양한 내과계와 외과계 진료과목들은 각각 독립하여 진료하는 것이 아니라 진단과 치료를 위해 해당 장기를 중심으로 서로 협력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흉부외과는 심장내과/호흡기내과와, 신경외과는 신경내과(신경과)와, 일반외과는 소화기내과/내분비내과, 비뇨기과는 신장내과, 정형외과는 류마티스내과와 각각 밀접한 협력을 하고 있습니다.
류마티스 질환이란 뼈와 연골, 관절 및 주변의 연부조직(힘줄, 인대, 근육 등)에 염증이나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들로서 관절염, 연부조직 통증, 자가면역 질환 등을 포함하는 약 200여 가지의 근골격계 질환들입니다. 류마티스 내과에서는 이런 질환들을 중점적으로 연구하고 진료하며 외과적 수술이 필요한 경우 정형외과, 그리고 물리치료나 재활치료가 필요한 경우 재활의학과와 협조하면서 치료하게 됩니다.
아래의 그림은 지금까지 알려진 류마티스 질환들을 분류한 표입니다. 의학의 발전에 따라 최근 자가염증성 질환 같은 새로운 질병들이 계속 발견되고 있으므로 추가로 분류되는 류마티스 질환의 가짓수는 더욱 늘어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