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은 고혈당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으로 결국에는 고혈당 또는 고혈당 이외의 여러 요인들에 의하여 만성 합병증이 발생하고 또 악화됩니다. 당뇨병 환자의 증가 그리고 평균수명의 연장으로 인한 당뇨병을 앓고 있는 기간의 증가에 따라서 당뇨병의 만성 합병증도 빈도나 정도가 점점 늘고 있어 커다란 사회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당뇨병 조절의 궁극적인 목표는 합병증 예방과 적절한 치료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실제로 환자들을 접하다 보면 고혈당으로 인해 당장 급하다고 느껴지는 증상이 없고, 당뇨병이 오래가면 만성 합병증이 생긴다고는 하지만 설마 내가 그렇게 나빠지지는 않겠지 하는 안이한 마음으로 지내다가 뒤늦게 후회하는 분이 많음을 느끼게 됩니다.
옛날 우리 속담에 '가랑비에 속옷 젖는 줄 모른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혈당이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모르는 사이에 합병증이 진행되어 증상을 느낀 뒤에는 '아차' 해도 자신도 이미 치료의 단계를 넘기는 수가 많습니다. 따라서 가랑비에 옷이 흠뻑 젖기 전에 미리 미리 혈당 관리를 잘하여 합병증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당뇨병의 합병증은 급성 합병증과 만성 합병증으로 대별할 수 있습니다. 급성합병증은 혈당이 갑자기 높이 올라감으로써 생기는 것으로 당뇨병성케톤산혈증, 고삼투압성 비케톤혼수, 유산혈증 등이 있고 만성 합병증으로는 신경병증, 망막증, 신증, 대혈관질환증, 감염증 등이 있습니다. 이들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당뇨병성 케톤산혈증
당뇨병의 급성 합병증 가운데 가장 흔한 것 중 하나가 당뇨병성 케톤산혈증(주: 인슐린 부족으로 케톤이라는 체내물질이 많아지면서 혈액이 산성화되는 것)입니다. 이는 인슐린의 중단, 감염, 단식, 심한 정신적 충격, 급성질환 등이 원인이 되나 원인을 모르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당뇨병성 케톤산혈증에 의한 혼수는 심한 인슐린 부족과 이에 따른 고혈압, 케톤체의 증가 또 이들의 결과로 삼투압이나 혈액량 감소와 이에 동반하는 인슐린에 저항하는 호르몬의 분비로 인한 고혈당과 케톤증 등이 악화됨으로써 산혈증이 진행되며 그대로 방치하면 혼수상태에 빠지는 것입니다.
이는 물에 젖어 있는 장작을 태울 때 그을음만 나서 온통 집안을 매운 연기로 가득 채우는 것과 유사한 상황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의 증상으로 초기에는 피로감, 탈수, 갈증, 다뇨, 소화불량, 식욕부진, 오심, 구토 등이 발생하고 점점 악화되면 의식의 변화가 오게 되고 혈압도 감소하며 호흡이 깊고 빨라지며 쥐 오줌 냄새에서 나는 케톤 냄새를 맡을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즉시 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하여 적절한 수액의 보충 및 인슐린 치료를 받아야만 생명을 건질 수 있습니다.
고삼투압성 비케톤성혼수
젊은 사람에 비해 나이가 많은 환자의 경우, 즉 제2형 당뇨병과 같이 인슐린 부족이 별로 없는 경우에 당뇨병 관리를 게을리하거나, 혈당을 올리는 약제, 감염 등 급성질환, 스트레스 등에 의해 혈당이 상승하게 되며, 이 때 케톤체형성은 일어나지는 않지만 혈당증가로 인해 혈액 농도가 높아지는 것을 고삼투압성 비케톤성혼수라 하며 사망률은 30~50% 정도로 당뇨병성 케톤산혈증보다 높습니다. 증상은 구토, 설사, 복통 등의 위장장애, 탈수현상 등이 심해지고 혈장삼투압이 높아지면서 몇일 내지 몇주에 걸쳐서 서서히 의식의 악화가 나타납니다. 이 역시 수액요법과 인슐린 치료가 절대적입니다.
당뇨병성 신경증
당뇨병성 신경증은 당뇨병의 만성 합병증 중 가장 먼저 발생하고 환자들이 가장 흔히 호소하는 합병증이나 특별한 치료대책이 없기 때문에 의사나 환자들에게 가장 피부로 느껴지는 합병증입니다. 신경증은 대략 당뇨병이 발생한 지 5년 후에는 50% 정도에서, 10~15년 후에는 증상이 없는 경우라도 정밀검사를 해 보면 거의 100%의 환자에게서 발견됩니다.
신경증은 손상을 받은 부위와 종류에 따라 다발성, 단발성, 자율신경성 그리고 근위축성 신경증 등으로 구분됩니다. 다발성 신경증은 신경장애 중 가장 많은 형태로 주로 양쪽 손, 발 또는 다리의 통증, 저린감, 작열감, 따가움, 무감각 때로는 예민감 등을 호소하여 사람마다 그 양상은 조금씩 다르나 생기는 기전은 같으며 특히 낮 동안보다는 밤에, 상지보다는 하지에 심하게 나타납니다.
특히, 손이나 발 감각이 무뎌진 경우에는 뜨겁거나 찬 것에 대한 반응이 감소되어 손상을 입기 쉬우며, 손상을 입은 뒤에도 통증을 느끼지 못하여 상처가 더욱 심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므로 항상 자신의 손과 발에 상처가 있는지 살펴보고, 상처가 잘 생길 수 있는 환경, 즉, 흡연, 꼭 끼거나 잘 맞지 않는 신발, 딱딱한 신발, 상처에 함부로 손을 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