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증후군이란 복부비만·당뇨·고밀도 콜레스테롤(HDL)·고혈압·고중성지방 등 5가지 지표 중 3가지 이상이 기준치를
초과한 상태를 말한다
대사증후군 진단 기준
다음 5가지 중 3가지 이상이면 판정.
① 복부비만: 허리둘레가 남성 102㎝(동양 남성 90㎝) 이상, 여성은 88㎝(동양 여성 80㎝) 이상.
② 중성지방: 150(㎎/㎗) 이상.
③ 고밀도 콜레스테롤(HDL): 남성 40(㎎/㎗) 미만, 여성 50 미만.
④ 혈압: 수축기 130(㎜Hg) 이상 또는 이완기 85 이상.
⑤ 공복 혈당: 110(㎎/㎗) 이상 또는 당뇨병 치료 중.
■ 각종 성인병은 한 통속이다
과거에는 심장병·당뇨병·뇌졸중·고혈압 등등을 별개의 질환으로 여겼다. 그러나 최근 이들 질환은 하나가 발생하면 여러개가
동시에 발생하는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즉 이들은 하나의 나무에서 자란 형제로, 몸통은 ‘인슐린
저항성’이다.
인슐린은 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세포 활동의 에너지원인 포도당을 분해해서 세포 안으로 집어넣어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 인슐린이 충분히 있어도 무슨 이유에서인지 포도당을 세포로 운반하는 기능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인슐린 저항성’이라고 한다. 그렇게 되면 피 속의 포도당은 세포로 들어가지 못해 고(高)혈당을 만들고, 세포는 세포대로
포도당을 섭취 못해 배고픈 상태가 된다. 풍요 속의 빈곤이다.
이 경우 우리의 뇌는 인슐린이 부족해서 그렇게 됐다고 판단하고, 췌장에 인슐린 생산량을 늘리도록 지시한다. 이에 인슐린은
더욱 쏟아져 나오지만 ‘저항성’으로 고혈당은 개선되지 않은 채, 이제는 피 속의 인슐린 농도마저 높아진다. 이름하여 고(高)인슐린
혈증이다.
문제가 여기에 있다. 고인슐린 혈증은 ▲ 혈당 대사 이상을 일으켜 당뇨병을 유발하는 것은 물론 ▲ 지질대사 이상을 초래,
중성지방을 올리고, 몸에 좋은 고밀도 콜레스테롤(HDL)은 떨어뜨리며 ▲ 혈액에 나트륨 성분(염분)을 높여 고혈압을 유발하고
▲ 요산을 올려 통풍을 유도하며 ▲ 혈액을 끈적끈적하게 하는 성분의 농도도 높인다. 이로 인해 ‘인슐린 저항성’이 당뇨·고혈압·뇌졸중·심장병
등 심혈관 질환을 일으키 는 몸통이 되는 것이다. 그런 상태가 바로 대사증후군이다. ‘인슐린 저항성’은 공복시 혈액내 인슐린
농도와 혈당치 검사 등으로 추정 할 수 있다.
■ 인슐린 저항성은 왜 오는가?
원인은 아직 명확지 않다. 유전적 요인도 있다. 하지만 인슐린 저항성은 복부 내장 비만, 운동 등 신체활동 부족, 스트레스
등을 뿌리로 두고 자란다는 것은 분명하다. 비만과 노화 등이 인슐린 작용을 담당하는 유전자를 고장내는 데 관여하고, 고혈당
식사·운동 부족 등이 이를 증폭시킨다.
이 때문에 비만 인구가 늘면서 대사증후군도 덩달아 늘고 있다. 1998년 국민 건강영양조사를 바탕으로 이뤄진 조사에 따르면,
대사증후군은 성인 남자의 19.9%, 여자는 23.7%에서 나타났다(대한비만학회지·2003). 즉 우리나라 성인 4~5명의
한 명은 대사증후군이다.
최근 미국의사협회지(JAMA) 연구에 따르면, 이전에 심혈관질환·암·당뇨병 등이 없던 1209명을 11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대사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에 비해 심장병을 일으키는 관상동맥 질환 위험도가 3.8배,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할 위험도가 3.6배 높았다.
■ 대사증후군을 줄이려면
미국 당뇨병협회가 권하는 첫번째 치료의 시작은 생활양식을 바꾸는 것이다. 인슐린 분비 부담이 적은 ‘저(低)혈당지수’
음식을 먹으면서 비만을 줄이고, 꾸준히 운동하는 것이다.
‘저혈당지수’ 식품은 식이 섬유소가 많이 함유돼 혈당을 천천히 올리는 음식으로, 주로 현미밥, 호밀빵, 메밀국수, 잡곡밥,
와인, 치즈, 콩, 어패류, 대부분의 과일·야채 등이다. 대체적으로 혀에서 단맛을 바로 느끼게 하는 식품은 혈당지수가
높다. 운동은 하루 30분 이상 중등도 강도의 신체활동이 권장된다.
미 당뇨병협회가 대사증후군 환자 552명을 대상으로 3년간 이같이 생활양식을 조절한 결과, 당뇨병 발생 위험이 58%
감소했다.
이는 혈당강하제를 복용케 한 그룹의 31%보다 더 나은 효과이다. 그 외에도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혈관의 내피 기능이 좋아졌고,
혈액을 끈적거리게 하는 지표들도 개선됐다.
혈압·혈당·콜레스테롤 등 대사증후군의 각종 지표들은 약물 등으로 적극적으로 낮춰야 한다.
최근에는 ‘인슐린 저항성’ 자체를 줄여주는 ‘인슐린 증감제(Sensitizer)’를 초기부터 사용해야 심혈관 질환 위험
요인을 줄일 수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