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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2-11-06 오후 3:45:00 조회수 2701
제 목 최신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젤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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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에 있어 가장 괄목한 발전이라면 단연 "소분자 치료제"의 등장입니다. 지금까지 치료의 효과가 가장 좋았던 생물학적 제제가 효과는 좋지만 분자량이 커서 경구 복용 시 장에서 소화, 분해되기 때문에 피하주사나 정맥주사로밖에 투여할 수 없고 가격 또한 비싼 단점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약효는 비슷하게 유지하면서 분자량을 작게 만들어 경구 복용을 해도 분해되지 않고 흡수되는 약으로 개발해온 약물들이 소분자 치료제입니다. 젤잔스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분야에서 최초로 FDA 승인을 받은 소분자 치료제로서 2012년 말 미국에서 판매가 시작된 후 일본에서는 2013년 3월부터 판매가 승인되었고, 현재 유럽에서는 승인을 위한 심사를 하고 있습니다.

의학자들은 세포의 바깥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싸이토카인들이 어떻게 세포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해 오다 약 20년 전 세포막과 세포 내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물질들이 복잡한 신호전달체계를 통해서 세포 내의 대사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질이 활성화효소(Kinase)들인데 이들의 기능과 질병에서의 역할이 서서히 알려지면서 지난 20여 년간 이 물질들의 활동을 조절하여 암과 관절염을 비롯한 여러 질병의 치료에 이용하려는 노력이 계속되어 왔습니다.

현재까지 약 15가지의 타이로신 활성화효소 억제제 (Tyrosine kinase inhibitor)가 여러 가지 암과 혈액질환 치료 분야에 승인되어 임상에서 사용되고 있고, 현재도 수많은 후보약물들이 개발 중에 있습니다.

이러한 타이로신 활성화효소 중에서도 Janus kinase (JAK)이라고 하는 효소는 류마티스 관절염의 염증을 매개하는 주요 싸이토카인들의 작용을 세포 내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데 JAK1, JAK2, JAK3, Tyk2의 4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이 중에서도 JAK1과 JAK3가 주로 류마티스 관절염 관련 싸이토카인의 작용을 매개하는데 이들은 STAT이라는 물질을 활성화시키고 활성화된 STAT은 두 개씩 쌍을 이루어 세포의 핵 안으로 들어가서 신호전달 및 DNA 전사를 개시함으로써 싸이토카인 효과의 최종 단계를 실현하게 됩니다.

젤잔스(Tofacitinib)는 Janus Kinase(JAK)의 신호 전달을 막아서 이러한 염증성 싸이토카인의 효과를 차단하고 결국 류마티스 관절염의 염증을 억제하게 됩니다. 효과를 측정하기 위해 여러 개의 3상 임상시험들이 시행되었는데 이 중 대표적인 몇 가지를 살펴봅니다.

1. 위약 및 생물학적 제제 대비 시험 (Oral-Standard 시험)
메토트렉세이트 치료에 듣지 않는 717명의 환자를 위약, 젤잔스 5mg 하루 두번, 젤잔스 10mg 하루 두번, 휴미라 40mg을 2주에 한번 투여한 4그룹으로 나누어 6개월간 치료하고 ACR20 스코어를 측정한 결과 위약그룹은 28.3%, 젤잔스 5mg 그룹은 51.5%, 젤잔스 10mg 그룹은 52.6%, 그리고 휴미라 그룹은 47.2%에서 호전을 보였습니다. 또한 ACR70 스코어를 보면 위약 1.9%, 젤잔스 5mg 19.9%, 젤잔스 10mg 21.9%, 휴미라 9.1%로 나타나 젤잔스는 위약에 비해 월등한 효능을 보였을 뿐 아니라 생물학적 제제인 휴미라 치료에 비해서도 동등 또는 그 이상의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 생물학적 제제 내성에 대한 메토트렉세이트 병합 치료 (Oral-Step 시험)
생물학적 제제에 듣지 않는 399명의 환자를 메토트렉세이트를 기본약으로 유지한 채, 위약, 젤잔스 5mg 하루 두번, 젤잔스 10mg 하루 두 번씩 병합치료하고 3개월 후 측정한 ACR20 스코어가 위약 그룹 24.4%, 젤잔스 5mg 그룹 41.7%, 젤잔스 10mg 그룹 48.1%로 나타나 생물학적 제제에 내성이 있는 환자들에게도 뚜렷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 초기 단일제제 치료 (Oral-Start 시험)
류마티스 관절염 진단 후 한 번도 메토트렉세이트 치료를 받지 않았던 환자 952명을 메토트렉세이트 표준용량, 젤잔스 5mg 하루 두번, 젤잔스 10mg 하루 두번씩 2년간 투여하는 장기 임상시험으로 최근 6개월째 성적이 발표되었습니다. ACR20 스코어는 메토트렉세이트 50.5%, 젤잔스 5mg 71.0%, 젤잔스 10mg 75.8%로 나타났고, ACR70 스코어는 메토트렉세이트 12.0%, 젤잔스 5mg 25.5%, 젤잔스 10mg 37.7%로 나타나 임상 효과가 메토트렉세이트 보다 우월함을 보였습니다. 또한 뼈 손상의 진행을 막는 효과를 보기 위해 방사선 소견을 추적했는데 modified Total Sharp Score(mTSS 스코어) 변화가 메토트렉세이트 0.84 젤잔스 5mg 0.18 젤잔스 10mg 0.04로 나왔고, 방사선 소견의 변화가 없는 비율도 메토트렉세이트 70.5% 젤잔스 5mg 83.5% 젤잔스 10mg 89.7%로 나타나 관절 보호 효과 (질병진행 억제효과) 역시 우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몇 년 후 비용이 저렴해진다면 현재의 표준 치료인 메토트렉세이트를 대체할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알려진 부작용들을 살펴보면 5-20% 정도의 환자에서 약간의 혈구 감소증이 나타날 수 있으나 약을 중단하거나 용량을 중단해야 할 정도로 심한 경우는 5% 미만에 그치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또한, 약간의 간기능 이상이 나타날 수 있으나 빈도는 메토트렉세이트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세 번째의 부작용은 LDL 콜레스테롤과 HDL 콜레스테롤의 증가인데 이러한 변화가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장기적인 효과는 앞으로 수년간 추이를 관찰해보아야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아주 약간의 크리아티닌 상승, 약간의 감염 위험 증가 등이 관찰되었는데 감염의 위험은 메토트렉세이트나 생물학적 제제와 유사한 수준이고 크리아티닌 증가는 아주 미미한 수준이나 장기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추적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소분자 약물들은 앞으로도 계속 소개될 예정인데 현재 개발 중인 유사 약제들로서는 Baricitinib, VX-509, GLPG0634, fostamatinib 등이 있으며 임상 시험이 진행됨에 따라 몇 달 또는 몇 년 안에 새로운 약물들이 승인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